회원 게시판

오효진이 인사드립니다.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오효진	\| 2015·05·11 10:43 \| VOTE : 91 \|

동문 여러분 참 오랜만입니다.

뜻하지 않게 쓰러진 지 벌써 19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동문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스럽습니다. 아산병원에서 원인불명의 병으로 경추를 두 번씩이나 수술을 받고 생사를 넘나들 때 이충량 회장님과 김용태 총무님, 그리고 나를 아껴주시던 동문님들이 문병와 주셨던 생각이 납니다.

동문님들은 퀭한 눈을 뜨고 있던 나를 보고 근심 가득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계셨지요. 나는 여려 동문님들을 보자 금방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그때 나는 매일 삶과 죽음 사이를 오락가락 하고 있었고,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매일 맞으면서 견디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숨만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정답게 지내던 동문들을 보니, 아 이게 마지막 보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면서 눈물이 솟아났던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살아났습니다. 병원을 자그마치 일곱 곳이나 거치면서 지금은 고향근처 신탄진에 있는 대전보훈병원에서 마무리 재활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체중도 옛날 대로 돌아왔고 사지마비도 거의 다 풀려갑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대로 걸을 수는 없지만 보조기구를 잡고 2~3km 정도는 걸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연습해서 혼자 걷는 것이 목표입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집에 돌아가 독립할 생각입니다. 요즘은 노트북을 새로 장만해서 잃어버린 자판을 다시 기억해가면서 타자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회본된 데는 동문 여러분의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한편 제가 2013년 연극의 대본을 쓰기로 하고 펑크 낸 것을 생각하면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또 이번에 문집을 내고 전시회를 열고 하는 여러 행사에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제가 걸어서 동문회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 신명을 바쳐 그동안 못한 일을 다 하겠습니다. 동문회 행사에 수고해주신 여러분께도 존경을 드립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오효진배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5-05-11 21:24)

나영헌

세상에!
이리 반갑고 이리 마음 놓이고 ...또 이리 죄송할 수가 ... 스스로 제가 나쁜 놈 같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

변명같지만 .. 한동안 늘 ~ 오동문님 그리운 마음이 머릿속에 항상 ~ 세브란스,북한산 ... 뵙고 나서는 ... 잘 계시려려니 ~ 좋게만 생각하고 ~ 미국 속담대로 out of sight ... 오늘 너무 참괴하고 너무 죄송하고 ..사람 사는게 다 이런건가? ..별 챙피한 생각이 다 듭니다... 다 제가 나쁩니다 ... 우리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

모든걸 다 용서하시고 ..
대인 오동문님께서 이렇게 글을 주시니.. 우리를 다 용서해 주신거 같아서 ~
너무 고맙고 하해같은 은혜같습니다 ... 정말 오동문님이 계셨으면 우리 동숭이 200% 더 빛나고 아름답고 우아하고 뜻깊었을텐데... 별 생각이 다 듭니다...
더구나 3처~ 만원(?) .. 국보급 카메라 ~ 동숭 잔치,, 생생한 증거를 해야 하는데요..

..."승흥이행 흥진이반 하필견오" ...
아~ 금강 ... 그 유장한 흐름 ... 그리워요 .. 혼자... 나룻배 타고 .. 그대 만나러 노 젓고 싶어요 ~

사랑합니다 ... 오효진 형 ~

혹시 건강이 허락하시고...시간 나시면
후학을 위한 幽情한 ~ 깨우침의 글 ... 부탁드려요...

15·05·11 19:11

곽명기	반갑습니다. 글도 올리고 사진도 보여주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15·05·11 22:19

오효진

존경하는 나 동문님!
무슨 그런 말씀을! 그렇게 여러 번 찾아주시고 제 걱정을 해 주셨는데, 그 은혜만도 하해와 같습니다. 우리가 반짝 살다 가는데, 죽고 나면 모든 게 없어지는데, 그 찰라 같은 순간에 맺어진 인연이 영원히 갈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사이인지, 그러니까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배려하고 위해줘야 하는지, 새삼 무겁게 느껴집니다.
항상 나동문의 그 멋있고 명랑하고 활기찬 모습을 생각합니다. 그러면 힘이 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15·05·11 22:26

오효진	곽동문과 함께 카메라 메고 산천 소요할 날이 오고야 말겠지요. 옛정 잊지 않습니다, 15·05·11 22:28

오공 이용웅

효진성이 불의에 쓰러졌다는 소식 접하고 멀리 있다는 핑계로 문병한 번 못가면서도 늘 그 후의 병세가 궁금했는데 오늘 이렇게 차도가 있다는 반가운 글 보고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측근 실세"에게 들이닥친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었지만 그 "실세"에 병마도 물러갈 때를 안 것 같네요.어서 빨리 모임에서 유쾌한 성님의 모습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15·05·15 10:55

오효진	용웅 형, 이렇게 생각만 해 주는 것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형과 함께 지낸 좋았던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부지런히 운동해서 동문들의 곁으로 어서 돌아가겠습니다. 15·05·15 22:00

양이훈	가 뵙지도 못하고 송구합니다. 이렇게 쾌차하여가는 모습-소식으로 알려주시니 더욱 면구하지만 기쁘고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조금 더 피치를 올려 이전의 완생의 모습뵈길! 15·05·19 11:44

추호경	오랫만에 동숭 홈페이지 들어오니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네요. 오효진 형이 이 만큼 좋아지신 건 어떤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낙천적인 성품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그 희망을 더욱 크게 펼쳐 꼭 완쾌되시길 기원합니다. 15·05·21 22:30

박혜란	오효진 동문님, 정말 반갑고 기쁘고 고맙습니다. 얼른 쾌차하셔서 그 해박한 지식과 멋진 미소를 날려 주세요. 싱싱한 얼갈이도 나눠 주시구요~ 15·05·22 10:10

김희승

아! 이런 일도 있나요! 재미있는 글을 몇번 읽은 것이 얼마 전 일인데, 우연히 이 글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재주 있는 글쟁이 동문을 하마터면 소식도 없이 잃을 뻔 했군요. 이래서 평상 시에 안부나 알고 지내야 하는 거군요. 아무튼 쾌차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완전히 회복되시기를 기원합니다.

15·05·22 20:54


801	2019. 7월 동음회 후기	이동화	19·08·12	655	67
800	오월도 중순의 염농재 통신 1	신금호	16·05·22	871	75
799	책소개:『명심보감 다시읽기』/추호경 編譯 1	최일옥	16·05·30	1197	82
798	용웅 본색 43 : 웃기지도 않는 남자. 2	오공 이용웅	14·05·11	1132	84
797	12월에 드리는 삶의 기도 2	최일옥	10·12·04	2336	86
796	95세 생일에 1	윤화자	12·03·24	1624	87
795	<<동숭클럽 소개>> 기록 보완	운영자	15·10·20	1221	88
794	동숭가을여행2015 사진첩 (1/2) - 강릉 / 설악 2	이문희	15·10·24	1192	89
793	2019. 3월 동음회 후기	이동화	19·03·28	701	89
792	용웅 본색 45 : 주는 남자 4	오공 이용웅	14·06·24	1131	90
791	운길산 역 4	김희승	09·02·07	2630	91
790	정체를 밝히시오 2	오공 이용웅	12·02·22	1800	91
789	95세 생일에 3	윤화자	12·03·22	1576	91
	오효진이 인사드립니다.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10	오효진	15·05·11	1137	91
787	감사합니다 3	최일옥	15·11·01	1470	91
786	2016. 2월 동음회 후기 3	이동화	16·02·27	1142	91
785	2008년을 보내면서...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상봉	08·12·31	2415	92
784	입학50주년 기념 만찬 영상 기록 2	운영자	15·05·31	1151	92
783	동숭클럽 기사가 서울대 동창회보에 1	운영자	15·07·16	1049	92
782	총동창회보에 최재원 동문 기사가 ... 2	운영자	16·08·23	997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