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65학번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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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월 동음회 후기
 이동화  | 2017·11·24 17:29 | VOTE : 100 |
2017. 11월 동음회 후기

매번 그렇지만 “오늘의 동음회에는 몇 명이나 참석할까?”는 인원을 첵크하는 김내원 동문이나 해설을 맡은 나의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일찌감치 김 동문과 단짝 친구인 임혜순 동문이 휴식시간에 쓸 다과를 준비해 놓고 오랜만에 볼 반가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시작시간인 4시반이 다 되어도 얼굴을 내미는 동문들의 수가 평소보다 저조하다. 종전 같으면 막판에 단체 입장하듯 함께 주르르 들어오던 여학생 동문들도 이번에는 띄엄띄엄 각개 출현이다. 사색적이고 쓸쓸함이 묻어나는 만추의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을 준비하였다고 아가길카톡방과 김용태 동문의 문자를 통해 홍보도 해놓은 터라 평소보다 더 많은 친구들이 올 것이라고 했던 기대가 무색하게 되었다.  여태까지 중에 가장 적은 17명이 참석하였는데, 그래도 평소 자주 들리지 못하던 동문들이 여러 명 나와 주어 기쁘고 위안이 되었다. 후문에 의하면 많은 친구들이 이런저런 행사와 일들이 생겨 바빴다고 한다. 어느 대학 출신보다 문학, 예술, 자연과 낭만을 사랑하는 문리대 동숭클럽 친구들이 맑은 하늘에 산과 들이 물들고 시정이 넘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는 더욱 바빠진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제일 먼저 감상한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의 <무도에의 권유>는 원래 피아노 독주용으로 작곡한 표제음악적 소품이나, 베를리오즈가 이를 보다 현실감 있게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더욱 유명해진 곡이다. “무도회에서 한 신사가 숙녀에게 정중히 춤추기를 청하고, 숙녀는 부끄러워 사양을 한다. 그러나 신사는 다시 간청을 하고, 드디어 그녀가 승낙을 하면서 함께 춤을 춘다”는 내용의 이 곡은 저음의 첼로가 신사역을 맡고 고음의 클라리넷이 숙녀를 맡아 우아하게 대화하고 관현악이 경쾌한 왈츠를 연주하면서,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인사하고 즐겁게 춤추며 끝으로 다시 인사하고 헤어지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옛날 학생시절에 많이 듣던 곡인데 이러한 내용을 알고 감상하면 한결 재미가 있다.

두 번째 감상한 엘가(Edward Elgar, 1857~1934)의 첼로협주곡 E단조는 아마도 이제까지 나와 있는 모든 첼로협주곡 중에 가장 어둡고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곡이 아닐까 싶다. 그의 나이 62세에 작곡된 이 곡은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자신과 부인의 건강악화 등에서 오는 우울한 내면의 모습을 반영한 것 같다. 전체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케스트라의 절제된 연주와 독주첼로의 간결하고도 애절한 음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적막함과 우수에 차있는 듯하며 명상적이다.  처음에 별로 주목 받지 못했던 이 곡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비운의 삶을 산 영국의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느 뒤 프레(Jacqueline du Pre, 1945~1987)의 전설적 명연주 덕분이기도 하다.

첼로에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자클린느 뒤 프레는 어려서부터 영국민들이 그녀의 연주에 열광했고 “영국의 붉은 장미”라 부르며 사랑했던 스타 첼리스트였다. 그녀는 스물두 살에 당시 젊은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였던 다니엘 바렌보임과 결혼했고 열정적으로 연주활동을 하던 중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다발성근육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더 이상 첼로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냉정한 바렌보임은 병든 그녀를 곧 떠나버렸고 러시아 피아니스트와 재혼하여 승승장구하며 세계적 명지휘자로 우뚝 섰다. 자클린느는 그 후 교육활동 등을 하며 외롭게 지내다 마흔두 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엘가의 첼로협주곡 하면 자클린느 뒤 프레의 연주가 생각나고 그녀의 비운이 떠올라 오펜바하(Jacques Offenbach, 1819~1880)가 작곡한 첼로 소품 <자클린느의 눈물>을 감상하였다. 이 곡명은 물론 100여년 전에 살았던 오펜바하가 붙인 것이 아니고, 근래에 독일의 첼리스트 베르느 토마스((Werner Thomas)가 오펜바하의 작품 중에서 이곡을 처음 발견, 연주 하면서 자클린느 뒤 프레를 기리는 의미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무척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하고 가슴을 시리게하는 비가((Elegie) 같은 선율이 자클린느를 추모하는데 꼭 어울리는 곡 같다.

휴식시간 정덕진 동문이 비용을 부담한 고급과자와 음료를 마시며 환담하는 자리에서는 모두들 자클린느에 대한 애석함과 바렌보임에 대한 괘씸함을 토로하느라 막상 음악 자체에 대한 감상평은 뒷전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감상한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는 베토벤, 멘델스존, 차이콥스키의 협주곡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바이올린협주곡 중의 하나 이다. 중후하고 사색적이며 깊이가 있는 브람스의 음악은 베토벤의 음악과 유사성이 크다고 하는데, 이 곡도 형식과 내용면에서 베토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와 닮은 점이 많이 있다. 그러나 낭만적 선율과 정서의 풍부함이나 협주곡의 교향적 표현, 중후함 등은 브람스만의 색깔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제1악장, 처음부터 저음의 현악기군과 파곳에 의해 단순하고 중후한 제1주제선율이 유유히 나오고 여러 부수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어울려 점차 활기차게 주제를 반복한다. 이후 독주 바이올린이 정열적으로 가세하여 제1, 제2주제를 유려하게 연주하며 소나타형식에 따라 충실하게 전개해 나간다. 독주 바이올린의 화려한 카덴차 연주가 끝나면 종결부로 이어져  오케스트라의 수차례 힘찬 화음으로 곡이 끝나는데, 브람스 협주곡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악장이다.

제2악장은 아름답고 애수가 깃든 오보에의 독주 선율과 이를 받아 장식해 나가는 독주 바이올린의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연주가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제3악장에서는 분위기가 확 바뀌어 헝가리 집시풍의 경쾌한 론도 주제가 번갈아 등장하며 신나는 음악이 계속된 후 행진곡풍으로 힘차게 곡이 끝난다.

아이자크 펄만의 현란한 바이올린 연주와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연주를 DVD 영상으로 감상하였는데, 곡이 피날레를 향해 절정으로 나아갈 때 김두환 동문은 자신도 일어나서 지휘를 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고 한다.

저녁식사 후 2차 커피집에서도 주 화제는 자클린느와 바렌보임 이었다. 소슬한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을 보며 느낄 만추의 정취에 맞춘 곡으로 동문 친구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보다 큰 감동을 일으켜 볼 요량으로 감상곡을 선택하였는데, 본의 아니게 음악보다는 인물에 더 자극을 받은 분들이 많은 것 같으니, 잘 된 일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다음 동음회는 내년 2월 셋째 목요일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그 때가 설 명절이라는 지적과 함께 1주 당긴 2월 8일이 좋겠다는 여학생 동문들의 제안에 따라 둘째 목요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그러나 확정은 내년 초 예술의전당 측과 장소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2차 비용은 지휘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었다는 김두환 동문이 쾌척해 주었다. 다과를 준비해 준 정덕진 동문과 김두환 동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 동문에게는 지휘의 충동을 잘 억제해준 데 대한 고마움도 함께...ㅎㅎ

참석자; 임혜순, 김성수, 장순근, 오상태, 정덕진, 허정구, 김용태, 안소연, 김두환, 부정애,
           송태호, 윤화자, 최인용, 이경애, 김영주, 김내원, 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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