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65학번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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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월 동음회 후기
 이동화  | 2019·08·12 12:20 | VOTE : 13 |
지난 7월 18일 동음회가 열렸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후기를 못 쓰고 미루다 보니 이젠 시효가 지난듯하여 아예 생략할까도 했으나 그래도 안 쓰기 보다는 쓰는 편이 나을 것 같아 뒤늦게나마 김빠진 후기를 올린다.

7월 중순 장마철의 후텁지근한 여름, 고온에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가 높다. 게다가 한심하게 돌아가는 나라꼴이 더욱 불쾌감을 자극하고 걱정, 분노, 좌절감 등으로 마음이 얼룩진다. 유일한 낙이라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또 승수를 높였다든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BTS의 인기도나 LPGA 대회에서 한국낭자들이 또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듣는 일뿐이다. 이런 때에 동음회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반가운 동문 친구들 만나 시원한 곳에서 아름다운 음악 들으며 이런저런 시름 잊고 격의 없는 대화와 식사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감상곡 선정하여 설명자료 공부하고 둔해진 손가락으로 자판 치며 자료 만드는 일이 때로는 고역 이기도 하지만, 동음회 날의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힘든 줄 모르고 준비하였다.

더위에 지쳐 그런지 시작 예정인 4시반까지 몇 안 보이던 얼굴들이 10여분 늦게 설명이 시작되자 줄줄이 입장하여 모두 18명이 참석하였다. 남학생 10명, 여학생 8명. 평소보다 남학생 동문의 참석이 좀 저조하긴 해도 염천에 이 정도 모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인문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문리대 출신들이라 가능한 일이리라.
(참석자: 이동화, 김내원, 임혜순, 이경애, 이상철, 송태호, 오상태, 김성수, 장순근, 부정애, 최인용, 이정균, 이종윤, 김정희, 민병위, 최일옥, 안소연, 김영순)

첫 번째 감상한 곡은 하이든(1732~1809)의 현악4중주 F장조 Op.3의 제5번 일명 “세레나드”였다.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및 첼로로 구성되는 현악4중주는 기본적으로 4악장이며 소나타 형태이다. 그리고 대개가 작곡자의 순음악적 악상에 의해 전개되는 절대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작곡자의 내면세계나 원숙한 관념상의 경지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감상하고 이해하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하이든의 초기 작품인 이 곡은 전체 연주가 15분 정도로 짧고, 바로크적 요소가 있는 간결하고 경쾌한 곡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제1악장은 경쾌한 제1주제와 다소 부드러운 제2주제가 소나타 형식에 따라 빠르고 활기차게 연주되고, 제2악장은 우리 귀에도 익은 유명한 세레나데 선율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제3악장은 미뉴에트로 3박자의 무곡풍 곡이 쾌활하게 연주되며, 중간 트리오 부분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마지막 4악장도 경쾌하고 발랄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빠르게 연주된다.

약 15분 정도의 짧은 곡이라 이후의 휴식시간은 좀 더 여유 있게 가질 수 있었다. 민병위 동문이 화이트 와인 2병을 차게 온도 유지하느라 정성스레 포장해 가져왔고, 또 최인용 동문이  레드 와인 한 병을 꺼내놓았다. 김내원 간사가 신경 써 준비한 안주거리와 과자들을 놓고 한바탕 파티 아닌 파티를 벌였다. 실내복도 끝의 조그만 라운지에서 한두 잔씩 마신 와인에 몇몇 친구들은 적당히 취기도 올라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도를 넘어섰던 것 같다. 급기야 관리사무실 여직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아 체면을 좀 구기긴 했지만 기분은 여전히 좋았다.

휴식시간 후 감상한 베토벤(1770~1827)의 교향곡 제6번 “전원”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주옥같은 명곡이다. 1802년 4월 베토벤은 악화되는 청력의 회복을 위해 의사의 권고에 따라 비엔나 근교의 전원 휴양지인 하일리겐슈타트(Heiligenstadt)에 요양 차 내려왔다. 그러나 32세의 젊은 나이에 음악가로서 치명적인 청력의 악화는 베토벤에게 큰 고뇌와 좌절감을 안겼고, 급기야 그해 가을 그는 깊은 절망감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명의 동생들에게 남기는 장문의 유서를 작성하여 서랍 속에 숨겨놓기도 하였다.  

전원교향곡은 그로부터 6년 뒤인 1808년 작곡되어 그해 12월 비엔나에서 제5번 운명교향곡과 함께 초연되었다.  표제음악으로 작곡된 이 곡은 전원에서 받는 상쾌한 기분, 시냇가의 평화로운 정경, 마을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폭풍우의 내습, 폭풍우 지난 후의 화창함과 행복감 그리고 감사의 마음 등을 아주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베토벤은 이 곡을 하일리겐슈타트의 전원생활을 회상하며 작곡하였다고 했으며, 자연에 대한 단순한 사실적 묘사가 아닌 감정의 표현이라고 말하였다.  통상 4악장의 교향곡과 달리 최초로 5악장으로 구성하는 창의력을 보였으며, 강한 리듬감에 박력 있고 역동적인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들과 달리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 그리고 숭고함이 담겨있는 이 곡에는 악기도 부드러운 현악기군과 목관악기군이 주로 활약하며, 강한 소리의 금관악기나 팀파니 등은 극히 제한적(제4악장)으로만 사용된다.

각 악장에 표제를 붙여 제1악장은 “전원에 당도했을 때 일어나는 상쾌한 기분”, 제2악장 “시냇가 정경”, 제3악장 “시골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제4악장 “뇌성, 폭풍우”, 제5악장은 “목동의 노래, 폭풍우 지난 후의 행복감과 감사의 마음”으로 표기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자연에 대한 감정의 표현이라고는 하였으나 제2악장 끝에 플루트가 꾀꼬리 소리를, 오보에가 메추리 소리를, 클라리넷이 뻐꾸기 소리를 흉내 내고, 제4악장의 뇌성과 폭풍우 소리를 기막히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재미와 감상의 묘미를 한층 더해준다. 마지막 제5악장의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한 주제선율은 폭풍우 지난 후의 안정과 평화로움에 따른 행복감과 감사의 마음을 절로 느끼도록 한다. ‘목동의 노래’라고는 하나 실은 자살까지 생각하였던 베토벤이 전원생활을 통해 재차 활력을 얻고 마음을 치유하도록 만든 대자연과 신에 대한 자신의 감사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고 감동적이며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음악이라 생각된다.  이종윤 동문은 '지극히 아름답고 실감나게 표현한 음악에 소름 끼치는 감동을 받았다'는 멋진 멘트를 남겨주었다.

서초갈비 식당에서 평소처럼 저녁을 마치고 바로 옆의 커피집에서 차와 커피, 아이스크림으로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끝냈다. 이번에는 부정애 동문이 비용을 부담하여 여러 친구들로부터 감사의 박수를 받았다.  민병위 동문, 최인용 동문, 부정애 동문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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