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65학번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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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월 동음회 후기
 이동화  | 2018·09·06 13:14 | VOTE : 74 |
7월 중순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끝나더니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어 8월 중순에 들어서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유례없는 고온의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냉방병이나 수면부족 등으로 진을 빼놓고 건강을 위협한다. 한 달 전 동음회를 예고할 때만 해도 예년의 경험에 비추어 8월16일에는 선선해 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완전히 예상을 빗나갔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가, 밖에서는 숨쉬기도 힘든 더운 날씨인데 과연 몇 명이나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시작시간 30분 전에 나가 음향기기를 점검하는 사이 반가운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니 모두 23명이나 참석하였다. 그까짓 더위쯤이야 하듯 모두들 건강한 모습이다. 나이들어도 건강관리 잘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동숭친구들의 자랑스런 면모였다.

참석자: 임혜순, 정덕진, 허정구, 이근수, 김성수, 양이훈, 조희자, 김영순, 장순근, 민병위, 최인용, 김두환, 박영배, 이정균, 김정희, 김근수, 한종환, 이종윤, 장내식, 최재원, 이방환, 김내원, 이동화.

8월은 여름휴가와 학생들 방학 철이라 귀여운 손자손녀들과 접할 기회가 많겠고 이 때 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러시아의 근대 대작곡가 프로코피에프(S. Prokofiev, 1891~1953)의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Peter and the Wolf)>를 첫 번째 감상곡으로 선택했다.

이 곡은 프로코피에프가 어린이들에게 클라식음악과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키 위해 관현악곡으로 작곡한 음악동화이다. 등장하는 인물과 동물들을 특정악기의 선율로 표현하고, 각 장면마다 해설(Narration)을 하는 형식이다. 주인공 소년인 피터는 현악합주로, 할아버지는 바순, 작은 새는 플루트, 오리는 오보에, 고양이는 클라리넷, 늑대는 3개의 호른, 사냥꾼의 총소리는 팀파니와 큰북이 담당하여 각각의 특정 선율로 묘사한다. 베를리오즈의 고정악상이나 바그너 오페라의 유도동기 개념을 사용한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곡이지만 대형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선율과 화음 등은 우리들 어른이 들어도 아름답고 재미있는 곡이다.

이야기 줄거리: 어느 날 아침 피터가 대문을 열고 푸른 초원으로 나가니 피터의 친구인 작은 새가 지저귀고 있다. 대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본 오리는 재빠르게 빠져나가 연못에서 놀다가 작은 새와 말다툼이 벌어진다. 이 때 고양이가 나타나 새를 잡으려고 기어가자, 피터가 소리를 쳐 새는 나무 위로 날아 올라간다. 이렇게 놀고 있는 피터를 완고한 할아버지가 나와 숲속에서 늑대가 나올지도 모른다며 그를 잡아끌고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바로 그 때 숲에서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난다. 고양이는 재빨리 나무위로 도망쳤고, 놀란 오리는 도망가다 결국 늑대에 잡힌다. 한입에 삼켜진 오리는 늑대 뱃속에 살아있다. 늑대는 나무 주위를 서성거린다. 대문 안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용감한 피터는 집에서 밧줄을 가지고 나와 담장 위로 뻗은 나뭇가지 위로 올라간다. 새에게 늑대를 골려서 유인토록 하고, 밧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아래로 늘어뜨려 늑대의 꼬리가 올가미에 걸리자 힘차게 잡아당긴다. 마침내 사냥    꾼들이 달려와 늑대를 잡아 동물원으로 끌고 간다. 의기양양해진 피터가 제일 앞에 서고 승리의 행진이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늑대 뱃속의 오리 울음소리가 가냘프게 들리고 곡이 끝난다.

한국가곡들은 가사나 선율이 우리들의 정서에 맞고 서정성이 풍부하여 언제 들어도 좋다. 두 번째 감상한 소프라노 정동희의 노래로 들은 김용호 작사, 김동진 작곡의 <저 구름 흘러가는 곳>은 젊은 날 가졌던 아련한 그리움과 희망, 사랑의 추억들을 되살리며 우리들의 마음을 순수하게 정화시켜 주는듯했다.  널리 애창되는 김연준 작사/작곡의 <청산에 살리라>는 산을 좋아해 그 폭염에도 한 번 쉬지 않고 산행을 계속한 세토회 친구들을 위해 특별히 감상하였다.

휴게시간에는 지난 동음회에 이어 이번에도 민병위 동문이 포도주 2병을 지참하겠다는 예고에 따라 김내원 동문이 미리 준비한 치즈와 양과자 등을 안주로 독일 리슬링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서 담소와 유머가 이어졌다.

아쉬운 휴식을 마치고, 당초 예정에는 없었으나 무더위에 대응한 납량특집(?)으로 최인용 동문이 깜짝 준비한 영화 “Jaws"의 주제음악을 잠간 들었다. 미국의 저명한 영화음악 작곡가 John Williams의 곡을 Boston Pops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인데, 저음의 콘트라파곳, 콘트라베이스, 첼로, 호른 등이 독특한 연주기법으로 빚어내는 으시시한 소리는 백상어가 음습하는 무서운 장면에 잘 어울리며 색다른 맛을 준다. 앞으로 가끔은 클라식음악 사이에 이와 같은 이벤트 성의 색다른 음악을 들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감상한 곡은 라흐마니노프(S. Rakhmaninov, 1873~1943)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c단조 op.18.  러시아 태생의 명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는 귀족 명문가 출신으로 어려서부터(5세) 피아노 교육을 받았고,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을 거쳐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하였다. 최고의 피아노 연주상과 오페라 작곡 금상을 수상하고 졸업한 그는 졸업하면서부터 피아노 연주가로서, 작곡가로서 국내외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였는데, 특히 1901년 작곡된 이 피아노협주곡 제2번으로 국제적 명성이 확고해졌다. 그의 작풍은 작곡기법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그리고 멜로디에서 차이콥스키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풍부한 선율성과 러시아적 우수가 담긴 서정미가 돋보인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계속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로 할동 하였으나 이후 주목할 만한 독창적 작품을 내어놓지는 못하였다. 어쩌면 조국을 떠난 이국 생활이 향토색 짙은 그의 서정적 음악의 창작력을 약화시켰는지도 모르겠다.

라흐마니노프 최고의 걸작인 피아노협주곡 제2번은 이에 앞서 작곡한 교향곡 제1번이 실패하고 악평에 시달리면서 한때 우울증으로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고 완쾌된 후 바로 작곡된 것이다. 따라서 1악장의 어둡고 무거우며 감상(感傷)적인 분위기는 이러한 그의 병력(病歷)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낭만적인 정서가 넘치고 아름다운 선율로 차있는 이 곡은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고 노래곡 등으로 편곡되어 클라식 음악 팬은 물론, 많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소나타 형식의 제1악장은 도입부 피아노가 8마디에 걸쳐 화음을 점차 강하게 연타한 후 관현악이 어둡고 무거운 제1주제를 장중하게 제시한다. 이어 첼로 파트의 부드러운 선율이 유장하게 전개되고, 피아노가 감미롭고도 감상적인 제2주제를 연주한다.  발전부는 제1주제의 변주로 시작되고 피아노가 화려하게 장식하며 이후 제2주제와 제1주제 선율이 변형된 형태로 보다 정열적으로 전개, 반복된다. 재현부 현악기군이 제1주제를 힘차게 재현하고 호른이 제2주제를 유장하게 뿜어내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제2악장은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이 가장 잘 나타난 아름다운 악장이다.  현, 목관, 호른 등에 의한 서주가 조용히 나온 뒤 피아노의 아름다운 펼친화음(Arpeggio)을 배경으로 플루트가 아름답고도 애수에 찬 듯한 서정적 주제를 천천히 노래한다. 이어 클라리넷, 피아노의 순으로 같은 노래를 연주한다. 중간부는 다소 활기를 띄며 주제에서 파생된 부주제를 피아노가 노래하고, 짧은 카덴차를 거쳐 피아노의 화음중심의 코다로 들어가 조용히 끝난다.

앞의 악장들과 달리 제3악장은 빠르고 경쾌하며 리드미칼 하다. 형식적으로는 2개의 주제가 변화를 주면서 서로 교환 등장하는 론도에 가까운 자유형식이다.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리드미칼한 곡은 곧 총주로 전개되고 이어 피아노가 스타카토로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한다. 그리고 목관과 현악기가 유명한 두 번째 주제의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한다. 이 두 주제가 변형되고 교대로 반복 전개된 후 종결부에서 피아노와 전 관현악이 화려하고도 호쾌한 연주로 막을 내린다.

러시아 지휘자 체르난셴코(Vladislav Tschernunschenko)의 지휘로 셍 페테르부르크 스테이트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에 러시아 출신 젠지퍼(Arkadi Zenziper)가 협연한 DVD 음반이었는데 음향기기 조작이 미숙하여 동영상이 없는 소리로만 감상하였다.  좋은 연주 장면을 보여드리지 못해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저녁식사는 종전에 다니던 ‘서초갈비’집의 서비스가 불친절 하다는 불만에 따라 이번에는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백년옥에서 순두부, 전, 막걸리, 맥주 등으로 왁자지껄 한바탕 이야기 꽃을 피웠다. 집이 멀거나 바쁜 친구들이 많아 식후 커피는 생략키로 하였으나 이방환 동문이 이곳이 자신의 위수지역(?)이라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주장에 따라 근처의 단골 커피집에 들러 처음으로 남학생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고 동음회에 대한 건설적인 대화 등을 나누었다.  포도주로 흥을 돋구어 준 민병위 동문, 위수지역 핑계로 커피를 산 이방환 동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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